UNIST가 길러낸 20대 원자력공학자(최수영박사-이덕중교수)
2018.05.03최수영 박사는 2010년 UNIST 학부 과정에 입학해 2017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UNIST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모두 마친 첫 번째 인물이 됐다.
UNIST가 길러낸 20대 원자력공학자
학부부터 박사 졸업까지 UNIST에서 공부한 동문이 하나둘씩 배출되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인물은 2010년 학부 과정에 입학한 최수영 박사다. 2017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그의 나이는 만 25세. 졸업 후에는 이덕중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젊은 과학도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별한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제가 UNIST 학사와 박사를 모두 받은 1호 졸업생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나중에 제 아이에게도 자랑하려고요.(웃음) 기회가 되면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은데 그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원자력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을 마칠 즈음, 최수영 박사는 ‘어쩌면 UNIST 1호 학부+박사 졸업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비록 개교와 동시에 입학하지는 않았지만 쿼터제 적용으로 3년 만에 학부 과정을 마친 데다 석·박사과정도 4년에 끝냈기 때문이다. 남들은 학부를 졸업할 20대 중반에 박사 학위를 받은 특별한 비결이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최 박사는 일부러 노린 게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저 공부하는 게 즐거워서 남들보다 알차게 학점을 이수했고, 연구하는 재미에 빠져 밤새는 날이 많다 보니 조금 앞서서 연구 성과를 얻었던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그 겸손함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찬찬히 들었다.
열정의 원동력은 ‘재미’죠!”… 더 실용적인 원자로 설계 꿈꾼다
최 박사는 대학과 대학원 시절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주저 없이 ‘밤샘’을 꼽았다. ‘기숙사-수업-도서관-기숙사’를 오가는 학부 생활의 동선이 대학원 때는 ‘집-연구실-집’으로 바뀌긴 했지만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밤새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실한 일상을 살아낸 결과는 이력서에 고스란히 남았다. 석·박사통합과정 동안에만 JNST(Journal of Nuclear Science and Technology), JCP(Journal of Computational Physics) 같은 SCI급 저널에 제1저자로 6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도 5편이나 된다.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35편까지 더하면 총 46편의 논문을 써낸 것이다. 무엇이 그를 이처럼 맹렬히 연구하게 만들었을까.
“열정의 원동력이요? 재미죠. 단순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재미가 없으면 열심히 하다가도 쉽게 지쳐버리거든요. 재밌어야 꾸준히 연구할 수 있고, 그래야 좋은 성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최 박사는 원자력공학 중에서도 원자로물리 분야를 다룬다. 핵연료가 들어가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자로 내부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을 이해하고, 더 나은 원자로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다. 원자로의 심장부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분야로도 꼽힌다.
그가 원자력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실용적인 연구’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적용돼 사람들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고, 대학원 입학 때부터 줄곧 원자로 설계에 필요한 중성자 수송 해석 코드 개발에 매진했다. 최근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데, 그가 개발한 코드가 원자로 설계 및 검증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자로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론과 코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며 “이런 연구로 원자로를 더 안전하게 운전하고, 경제성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꿈을 펼칠 곳은 바로 UNIST!… ‘환상의 케미’
최 박사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UNIST 입시설명회에서 ‘바로 여기야’를 외쳤다. 일반고교 출신이지만 과학기술특성화대학교에 관심이 많았는데, 눈앞에 새로운 과학기술특성화대학교가 나타난 것이다. 마침 전공으로 점찍은 원자력공학 트랙까지 설치돼 있었다. 그야말로 최 박사에겐 최적의 대학교였다.
“캠퍼스를 둘러본 첫인상도 무척 좋았습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데다 주변이 조용해서 공부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특히 학술정보관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지 찾아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지금은 그가 입학할 때보다 건물이 두 배나 많아져서 캠퍼스 모습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는 가끔 이런 풍경에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 8년 전만 해도 제5공학관 주변은 온통 코스모스가 핀 들판이었으니 말이다. 어디 캠퍼스뿐일까.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UNIST의 위상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지표를 가질 정도로 높아졌다.
그는 UNIST에 입학한 후 모든 일이 술술 풀렸다며 UNIST와의 남다른 ‘케미’를 과시했다. 쿼터제로 학부를 조기에 마쳤을 뿐 아니라, 대학원 세부전공을 정하지 못하던 시기에 때마침 이덕중 교수의 러브콜이 있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또 대학원 입학 시기와 맞물려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체하고 있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마음이 가리키는 길을 따랐기에 운도 잘 따라줬던 게 아닐까.
“UNIST에 와서 모든 게 뜻대로 풀렸어요. 연구 환경도 잘 갖춰져 있고, 장학금 지원도 풍부해 학비 걱정도 덜 수 있었죠. 저는 그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했을 뿐인데, 어느덧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원자력공학자가 돼 있었습니다.”
그의 다음 계획은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마친 뒤 5~10년 정도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다. 넓은 무대에 나가 식견을 넓히고 시야를 키우기 위해서다. 그는 “앞으로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는 원자로 설계방법론이나 코드를 개발하고 싶다”며 “학계와 산업계에 널리 쓰이는 실용적인 연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8년 전 코스모스 들판이 세계적 과학기술의 메카로 변하는 동안, UNIST에서 원자력공학자의 꿈을 키운 최수영 박사는 UNIST 학사+박사 1호 졸업생이 됐다. 그가 내딛는 걸음걸음이 UNIST에도, 후배들에게도 멋진 인상을 남기는 기록이 되길 응원한다.
출처: UNIST 홈보팀 New Center http://news.unist.ac.kr/kor/unist-magazine-2018-spring_alumni-story/